주인공 없는 영화를 본 관객의 심정이랄까? 우여곡절 끝에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하지만 선수들이 참석하지 않아 주인공 없는 영화를 연상시켰다.
드래프트는 각 구단이 미래의 간판스타를 선택하고 배구팬과 언론에 공개하는 축제. 그러나 대학배구연맹은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선수들을 내보내지 않았다. 두 차례나 드래프트를 연기시켜 배구팬의 원성을 샀던 대학연맹이 이번에는 축제의 장에 재를 뿌린 셈이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드래프트에서 LIG가 웃었다면 대한항공은 울었다.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20일 열린 드래프트에서 1~3순위는 구슬을 이용한 확률 추첨제로 뽑았다. 지난 시즌 4위 LIG는 50%의 확률로 1순위가 돼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3위 대한항공은 35%의 확률에도 불구하고 2위 삼성화재(15%)에 2순위를 뺏겼다.
결국 LIG는 대학 최고 거포 김요한(인하대)을 선택했고, 삼성화재는 2순위로 대학 최고 세터 유광우(인하대)를 잡았다. 대한항공은 유광우를 놓쳤지만 3순위로 센터 진상헌(한양대), 6순위로 세터 한선수(한양대)를 뽑아 약점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 현대캐피탈은 4순위로 왼쪽 공격수 임시형(인하대)을 데려갔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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