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3일 임기가 끝나는 정상명 검찰총장이 이른바 ‘떡값 검사’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49) 변호사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측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 총장은 14일 검찰 출입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 사제단측에 미리 ‘떡값 검사’ 명단을 달라고 한 것”이라며 “명단을 달라고 할 때는 주지 않다가 하필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김용철 변호사 측이) 대검 중수부의 한 과장에게 사건을 맡기라고 요구했었다”고 공개한 뒤 “내가 중수부의 그 과장에게 사건을 맡겼다면 (사제단이 떡값 검사로 거론한) 이귀남 중수부장이 그만 두든지, 과장이 그만 두든지 해야 할 거 아니냐”며 김 변호사 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정 총장은 “삼성은 거대 조직이고 검찰은 엘리트 권력기구이자 최고 사정기관인데, 지연이나 학연으로 안 얽힌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런 학연과 지연, 혈연이 있다고 문제 삼기 시작하면 대한민국에 살아날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정 총장은 “검찰도 잘못한 게 많이 있는데, 지금 이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거짓은 시간이 흐르면 결국 거짓으로 밝혀질 것이고, 진실은 언젠가는 진실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김 변호사 등이 제기하는 의혹은 거짓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셈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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