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류현진(한화)이 부상 후유증의 우려를 털어내고‘괴물 본색’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18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상비군과의 연습경기에 첫 선발 등판,4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비가 오는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직구 최구구속은 140km대 초반에 그치고 전매특허인 탈삼진도 1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맞혀 잡는 효과적인 피칭으로 15타자를 상대로 투구수 49개만을 기록했다. 상비군 중심 타선인 박경완-이택근-조인성의 클린업 트리오는 류현진을 상대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현진의 실전 피칭은 지난달 18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32일 만이다. 당시 2회 갑작스런 왼팔 삼두박근 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조기 강판 당한 류현진은 대표팀에 합류한 뒤에도 국내에서 가진 3차례 평가전에 등판하지 않고 컨디션 조절에 주력해왔다.
류현진은 경기 후 "한달 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첫 불펜 피칭 때보다는 만족스러웠다. 오늘 80% 정도 컨디션에서 전력피칭을 했다.
다음 등판에서는 최대한 몸 상태를 끌어올려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직구와 커브에 중점을 두고 던졌는데 커브는 제구력을 더 다듬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날씨가 좋지 않은데다 첫 실전 등판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그 동안의 공백을 고려하면 잘 던졌다”며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 류현진이 잘해줘야 대표팀의 전체적인 그림이 좋아진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류현진은 당초 왼손 타자들이 많은 일본전 선발이 예상됐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12월1일 첫 경기인 대만전에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선 코치는 17일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대만전에 선발로 내겠지만 첫 경기라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상황에 따라 올인할 수도 있다”며 “선발 요원들인 박찬호와 류현진을 대만전에 한꺼번에 투입하는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오는 24일 연습경기에 또 다시 등판, 2번째 선발 테스트를 받게 된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상비군과의 6번째 연습경기에서 류현진의 호투와 4번 김동주의 3경기 연속 홈런을 앞세워 6-0, 7회 강우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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