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천신만고 끝에 6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B조 6차전에서 답답한 경기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3승3무(승점 12)로 바레인(3승2무1패ㆍ승점 11)을 가까스로 제치고 조 1위를 차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진 연속 본선 진출을 6회로 늘렸다.
올림픽 대표팀은 바레인전 무득점으로 9월12일 시리아와의 3차전 홈경기 전반 9분 김승용(광주)의 득점 이후 351분 무득점 사슬을 끊지 못한 채 최종 예선을 마감했다.
1차 목표인 베이징행에는 성공했지만 ‘박성화호’는 이날도 불안한 경기를 펼치며 내년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보완 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전히 공격은 날카로움이 떨어졌고 수비는 불안했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 수 차례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슈팅은 번번이 상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후반 10분 박주영이 상대 골에어리어 왼쪽으로 빠져 들어가며 슈팅을 날렸지만 옆 그물을 때리는데 그쳤고, 후반 18분 김승용의 크로스를 이어 받은 이근호(대구)가 골에어리어 왼쪽의 무인지경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허공을 갈랐다. 3분 후 김승용의 프리킥 크로스를 기성용(서울)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훌쩍 넘기고 말았다.
박성화 감독은 시리아,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긴 후 잔디 상태 탓에 패스워크가 원활하지 못해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고 했지만 홈 경기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패스워크는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전히 중앙 미드필드를 거쳐 나가는 짜임새 있는 공격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수비라인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길게 찔러주는 패스와 측면 돌파에 의한 크로스에 의한 공격이 주를 이뤘다.
공세에 치중하다가 상대 역습에 허를 찔리며 아찔한 위기를 맞는 악습도 반복됐다. 후반 4분 압둘라 파타디의 매서운 슈팅을 수문장 정성룡(포항)이 다이빙 세이브로 막아내 한숨을 돌렸고, 후반 17분 존 아크와니에게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위기를 허용했지만 상대 슈팅이 정성룡의 가슴팍으로 향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핌 베어벡 감독의 중도 사퇴 이후 논란 속에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성화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본선 진출의 성과를 이뤄내기는 했지만 시리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졸전을 펼친 데 이어 홈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예선 최종전에서도 시원한 경기를 보여주는데 실패해 지도력이 여론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의 올림픽 본선 진출은 이번이 8번째로 가장 좋은 성적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기록한 8강이다.
한편 호주와 일본도 베이징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호주는 북한과의 A조 마지막 경기에서 1-1로 비겨 3승3무(승점 12)로 이라크(승점 8)를 제치고 본선 티켓을 따냈다. 또 C조의 일본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득점 없이 비겼으나 3승2무1패(승점 11)를 기록, 조 1위로 본선에 합류했다.
안산=김정민기자 goavs@hk.co.kr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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