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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발표 늦어지면… 이명박엔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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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발표 늦어지면… 이명박엔 '양날의 칼'

입력
2007.11.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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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BBK 주가 조작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대선후보 등록일(25, 26일)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를 둘러싼 각 대선후보 진영의 득실계산이 분주하다.

수사 발표 연기가 무슨 사정 때문인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후보진영은 각기 기대와 우려가 섞인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검찰이 발표를 후보등록 이후로 연기하게 되면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쉽게 공개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정치컨설팅 업체 e윈컴 김능구 대표는 “후보등록 시점을 넘긴다면 검찰이 명쾌하게 이 후보 연루 혐의를 발표하기 상당히 어려워 질 것”이라며 “대선 전에 수사 발표를 못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거꾸로 볼 수도 있다. 만약 검찰이 폭발력을 감수하고 후보등록 이후에 이 후보의 연루사실을 밝힌다면 이 후보에게 가해질 충격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그때는 후보 교체도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 가능성과 함께 한나라당이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물론 이 경우 한나라당은 검찰과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나서겠지만, 지난 8월 도곡동 땅 수사결과 발표의 파장에 비춰볼 때 힘겨운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민 컨설팅 박성민 대표는 “수사 결과 발표 시기가 아니라 그 내용이 중요하다”며 “후보등록 이후에도 검찰이 애매하게라도 이 후보 연루 의혹에 대해 언급한다면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에는 “검찰이 발표를 미루는 것을 보니 이 후보 연루 사실을 입증하기가 어려운 모양”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만한 내용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반대로 정치권의 지리한 의혹 공방이 계속되는 것 자체가 이 후보에게 조금씩 상처를 입힐 개연성도 있다. 이 후보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선거 막판까지 가게 되는 것이 이 후보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수사 발표 연기는 이회창 전 총재로선 달가운 상황이 아니다. 이 후보의 연루 의혹이 검찰에 의해 확인되고, 이 후보 교체론이 불거지는 형국이 와야만 이 전 총재의 공간이 넓어지는데 그럴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범 여권은 검찰의 의도를 분주히 탐색하면서 “좀 더 두고 보자”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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