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미국 정책금리, 중국 인플레, 기업 실적, 달러화 가치….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나열하자면 하루 밤을 꼬박 새도 부족하다. 그만큼 증시는 헤아릴 수 없는 변수들이 혼재돼 있는 유기체다.
요즘엔 정치 변수까지 더해졌다. 제17대 대통령선거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결과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거 경험을 참고해보자.
■ 집권 2년 때 정점… 주가 향방 도식화는 금물
1987년 이후 직선제로 치러진 4차례 대선과 증시의 연관성을 분석해 보면, 이번 대선 이후의 증시향방도 대충 감은 잡을 수 있다.
우선 참여정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집권초 강세, 후반부 약세’의 패턴을 보였다. 특히 집권 2년차때 주가가 정점을 찍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을 보더라도 집권 1,2년차에는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각각 49.5%와 82.8%를 기록하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다가, 3년차에 들어서면서 50.9%나 폭락했다. 3년차인 2000년은 ITㆍ벤처 버블이 꺼진 때였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유독 과거정권과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증시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정책추진 스타일과 정책일정을 그 이유로 꼽았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과거 정권은 대체로 초기에 경기부양책을 썼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후유증을 겪으면서 증시가 하락했다”며 “반면 참여정부는 한미FTA와 행정수도 이전 등 굵직한 사안들이 중ㆍ후반기에 집중되면서 주가도 상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선 이후 증시 향방에 일정한 패턴이 엿보이긴 하지만 무작정 도식화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 남북경제공동체 서막… 경협주 관심을
차기정부의 정책방향을 뜯어 보는 것은 향후 주도주를 미리 ‘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실제로 노태우 정부 때는 국민주택 200만호 건설 사업이 추진되면서, 건설업종이 상승세를 구가했다. 또 김영삼 정부 집권초기에는 신경제 100일 계획과 신경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면서 수출주인 전기전자 철강 운송주들이 주도주 역할을 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1990년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면서, 가전생활용품 반도체 음식료 업종이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차기정부의 인기주는 무엇일까. 물론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대체적 공통분모를 추출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은 과거 정권의 집권초기에 주도주로 부상했던 적이 많았다는 이유로 전기전자, 화학, 운송, 증권주를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또 세계 경제 흐름에 부합하는 업종으로 철강, 에너지, 조선, 건설, 화학, 운송업을, 여야의 정책과 맞는 업종으로는 운송, 보험, 증권, 건설을 선정했다.
특히 누가 대통령이 되든 남북 경제공동체가 막을 올릴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인프라 투자 수혜 기업(현대건설,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LS전선) ▦경협 선점형 기업(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대우조선해양 포스코 한국전력 대한항공) ▦인천 땅 소유 기업(동양제철화학 대우차판매 한화 한진중공업) 등을 유망 투자 기업으로 제시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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