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품은 환자에 피살 간호사 산재"/ 법원 "유족 보상금 지급하라"

청주지법 행정부(부장 어수용)는 21일 병원 야간 당직근무 중 연정을 품은 환자 이모씨에게 피살된 간호사 A씨의 어머니(67)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보험유족보상 및 장의비 청구부지급 결정 취소소송에서 “근로복지공단은 유족 보상금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상대방을 자극하다 상대의 폭력으로 해를 입었다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지만, 직장 내 인간관계 또는 일로 인한 위험이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간호사로 최선을 다해 이씨를 돌보다 해를 입었고, 이씨가 일방적으로 A씨를 연모한 점 등을 종합하면 A씨가 업무상 재해를 당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충북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해 4월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이씨에게 교제를 제의받았다. 이씨는 A씨가 거절하자 5월 중순 병원에 침입, 당직 근무 중이던 A씨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했다. 이에 A씨의 어머니가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 신청을 했지만 공단측이 “연정에 얽힌 사고로 업무와 관련이 없다”며 거부했고 어머니는 소송을 제기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