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BBK 대표 김경준(41ㆍ구속)씨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변호를 맡았던 박수종(37) 변호사는 사건이 정치적으로 비화한 데 대해 부담감을 느낀 듯 20일 김씨 변호를 그만두기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본인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게 맞을 것 같고 그 외의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는 제가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씨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이유에 대해 박 변호사는 “하루이틀 조사 받고 혐의가 벗겨져 석방될 것으로, 판사가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김씨가 생각한 것 같다”며 “영장이 발부됐을 때도 김씨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검찰과 의견 일치를 봤다”며 김씨의 진술이나 준비한 자료 등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다만 김씨가 주장하는 ‘이면계약서’에 대해서는 “(김씨의 누나가 보낸) 서류 박스도 아직 열어보지 못했고, 받기 전에 (김씨 가족에게서) 들은 말로 미뤄봤을 때 미국에서 있었던 소송 서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씨가 송환될 때 쇼핑백에 넣어 가져온 서류에 대해서도 그는 “정말 모른다. 나중에 검찰이 발표할 것 같다”고 입을 닫았다.
박 변호사는 변호인 사임 이유에 대해 “두어 달 전 (김씨의) 가족과 수임 이야기를 할 때는 이 정도까지인 줄 몰랐고 (취재진이 몰리는 등)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진짜 금융조세 사건이고, 늘 하는 사건이라 법적인 조언을 한다는 생각으로 수임했고, 김씨가 좀더 일찍 올 줄 알았다”고도 했다.
박 변호사가 사임하는 바람에 ‘바람막이’가 없어진 김씨는 새 변호사를 찾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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