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가 또다시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14일 구미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90주년 행사이후 6일째 칩거중이어서 침묵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한나라당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해 침묵이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유정복 의원은 20일 "박 전 대표가 본인의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이명박 후보를 돕는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당에도 그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진 사람으로서 깨끗이 승복하고 조용히 있는 게 엄청 도와주는 것"이라는 12일 발언의 연장선에서 기념 행사에 불참한다는 얘기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박 전 대표의 행사 참석 여부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아달라"는 주문도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박 전 대표의 불참이 "아직은 이 후보의 손을 번쩍 들어 주기 힘든 상황의 산물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전 대표가 비록 "한나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얘기하고 이회창 전 총재를 향해 "정도가 아니다"고는 했지만, 아직은 공식 석상에서 이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한 측근은 "검찰과 BBK 전 대표 김경준씨, 그리고 이 후보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이것으로 인해 대선판이 어떻게 바뀔지 현재로선 오리무중 아니냐"며 "박 전 대표는 당분간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주변 인사들과 식사를 하는 정도의 외부활동 외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선 당시 박 전 대표측 선대위 고문을 맡았던 서청원, 최병렬 전 대표는 10주년 기념 행사에 전직 대표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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