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내달 오랜 숙원이던 ‘먹는 물’ 사업에 진출한다.
20일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대한항공에서 기내수로만 제공하던 ‘제주 먹는샘물’을 12월 말(잠정)부터 시중에 판매한다. 제품명은 사내공모를 거쳐 ‘제주워터’로 정하고, 조만간 브랜드 디자인도 만들 계획이다.
가격은 고급 수입 생수 ‘에비앙’(500㎖ㆍ900원)급으로 책정됐다. 제한된 취수량 때문에 서울 분당 등 부촌을 중심으로 우선 판매된다.
한진은 계열사인 한국공항을 통해 1984년부터 월 3,000톤의 제주 화산암반수를 채취해 ‘제주광천수’라는 상품명으로 계열사에 공급해왔다. 이후 한진은 ‘제주 먹는샘물’을 시중에 상업 유통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제주도가 한진에 지하수개발이용 허가를 내주면서 취수남용을 막기 위해 조건(부관ㆍ‘한진은 그룹계열사에 한해서만 먹는 샘물을 판매한다’)을 달았기 때문.
그러나 2005년 한진은 이 같은 부관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4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확정승소 판결을 받았다. 먹는 물을 시중에 상업 유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얻게 된 셈이다.
한진이 먹는 물 사업에 뛰어들면서 업계에 미칠 파장도 관심사다 우선 같은 제주 화산암반수로 국내 생수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지방개발공사의 ‘삼다수’(농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물론 삼다수의 취수량이 한진 제주워터의 20배에 달해 물량면에서 크게 앞서고 있지만 한진이 ‘선택된 고급고객’들을 대상으로 제주워터 판매전략을 펼 경우 삼다수 입지도 다소 흔들릴 수 있다.
한편 한진은 이와 관련“생수 시판시기 및 가격, 판매지역 등에 대한 구
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문준모기자 moonjm@k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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