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는 언제나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게 한다. 그 시대를 살았던 지금의 중년 세대들, 이른바 '7080세대'들에게는 적어도 그렇다. 청바지와 통기타의 추억일 수도 있고, 땀과 최루탄이 뒤범벅된 기억일 수도 있고, 혹은 굴뚝연기와 중동건설현장의 장면일 수도 있다.
서로 상반된 수많은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며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70~80년대. 이 시대를 색깔로 묘사한 책이 나왔다. <네 가지 빛깔의 7080이야기> (도서출판 동방). 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책의 저자인 이철환(사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이다. 정치인이나 사회비평가, 문학가가 아닌 현직 고위경제관료(1급)다. 이 원장은 "이젠 기억력에 빛이 바래 잘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부모로서 자식들에게 시간을 내어 한번쯤은 들려 주고 싶은 모습들을 그냥 스냅사진처럼 재구성해보았다"고 말했다.
이 책은 70~80년대의 한국사회를 검정생과 회색, 녹색, 청색의 4색으로 분류했다. 1장 <어두운 블랙> 에서는 10월 유신과 민청학련사건, 10ㆍ26, 5ㆍ18, 그리고 6월 민주항쟁까지 말 그대로 암흑기였던 정치상을 그렸다. 2장 <우울한 그레이> 는 새마을운동과 고교평준화, 대학교련, 프로야구출범, 88올림픽까지 획일화를 강요했던 사회상을 묘사하고 있다. 우울한> 어두운>
3장 <도약의 그린> 은 가장 희망적이었던 경제발전상을 다뤘다. 본인 스스로 경제관료로서 다뤄온 경부고속도로건설, 중동건설붐, 포철신화, 수출입국 그리고 최근의 FTA까지 경제적 이슈들이 소개된다. 마지막장인 4장 <낭만의 블루> 에서는 통기타, 미니스커트, 결혼풍속 등 7080세대들의 청년문화를 그렸다. 이 원장은 굴곡 많았던 현대사를 흑백 다큐멘터리 사진처럼 풀어가고 있다. 낭만의> 도약의>
이 원장은 행시 20회로 재경부에서 주제네바 재경관, 경제부총리 비서실장, 국고국장 등을 거쳤다. 지난 92년 <과천종합청사의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를 시작으로, <한국경제의 선택> <재벌개혁 드라마> 등 경제관료로는 드물게 무려 8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재벌개혁> 한국경제의> 과천종합청사의>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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