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내내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조선, 철강 등 ‘중국관련주’들이 최근 주춤하면서 증시에서도 ‘차세대 기대주’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의 발전 가능성을 여전히 밝게 보는 이들은 그 가운데 중국의 소비관련주를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그 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각종 원자재를 빨아들이면서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힘썼던 중국이 이제는 서서히 13억 소비자가 두툼해진 지갑을 여는 ‘세계의 시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징후는 곳곳에서 벌써 나타나고 있다. 14일 발표된 중국의 10월 소매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1% 상승하며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6년 이후에는 계속 전달보다 상승하며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소비의 규모만 커지는 게 아니다. 올 5월부터는 지방의 소비증가율이 도시 지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중국 지도부가 17대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질적 성장’을 강조한 것과 흐름을 같이 하는 징후다.
중국의 대표적인 백화점(백상백화점) 주가가 올들어 대표적 할인업체(우마트)를 계속 앞지르는 등 중국 소비자들도 늘어난 구매력을 바탕으로 점차 내구재 및 고가용품을 더 많이 찾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주가 및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불어난 자산만큼 소비여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주가가 급등중인 LG필립스LCD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내 LCD TV의 최대 LCD패널 공급업체라는 점에서 새로운 ‘중국 수혜주’로 분류될 정도다. 대우증권 박중제 연구원은 “중국인의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국내 관련업종(가전, 소비자용품, 식음료 등) 가운데 브랜드 가치가 높고 중국내 매출비중이 높은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소비’의 잠재력은 펀드투자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최근(지난달 말 현재) 국내의 해외 테마ㆍ섹터펀드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인프라(38%)와 컨슈머(소비재ㆍ21%) 펀드가 차지하고 있다.
비중에서 보듯, 최근 6개월간 수익률 역시 아직은 인프라펀드(약 50%)가 컨슈머펀드(약 15%)를 앞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수익률보다 앞으로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삼성증권 김남수 연구원은 “신흥경제 성장 과정에서는 인프라 투자가 소비 증가에 앞서 나타난다”며 “지금까지 호황을 누렸던 인프라 관련 업종의 이익증가세는 앞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소비재 관련 업종은 2~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아시아지역 컨슈머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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