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에 이어 19일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이경훈 변호사의 뇌물 제공 의혹이 제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아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삼성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2004년 삼성전자 상무로 근무하다 퇴사한 뒤 미국 듀크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 중인 이 변호사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1989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퇴직한 뒤 95년 삼성전자 법무실로 재입사, 97년 말부터 2002년 초까지 구조본 법무팀에 파견됐다 복귀해 2004년 6월 퇴사했다.
삼성 관계자는 “법무, 인사 등 관련 부서에 확인한 결과 삼성전자가 회사 차원에서 그런 일을 한 적은 없다”며 “그러나 이 전 상무와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아 그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난감해 하는 이유는 이 전 비서관이 현금 500만원이 든 명절 선물 사진을 증거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의 폭로처럼 증거가 없다고 부인했다가는 오히려 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 비서관이 택배로 뇌물을 받았다는데, 돈을 그렇게 전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면서도 “어쨌든 이러다가 국민 불신만 증폭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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