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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울산 3기 고도화시설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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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울산 3기 고도화시설 건설 현장

입력
2007.11.2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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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울산공항에서 자동차로 30분 달려가니 여의도 3배 크기인 250만평 규모의 SK에너지 울산정유공장(CLX)이 위용을 드러낸다.

1964년 대한석유공사로 출발한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이자, 단일 규모론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화학단지다.

공장을 차로 한 바퀴 도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 4년 전만 해도 제조공정에서 새나오는 폐 가스 냄새가 주변에 자욱했지만, 환경오염방지시설을 설치한 이후 청정지대로 바뀌었을 만큼 공기가 깨끗하다.

요즘 이곳에는 기계음 소리가 연일 끊이지 않는다. SK에너지의 새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제3기 고도화 설비 중질유분해시설(FCC) 건설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SK에너지 직원들은 FCC시설을 ‘지상유전’이라고 부른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국내에서 FCC는 값싸고 질 낮은 벙커C유 등 중질류를 정제과정을 통해 비싸고 질 높은 고부가가치의 휘발유와 등ㆍ경유로 탈바꿈 시키는 핵심 설비이기 때문이다.

현장 직원은 “FCC설비는 국내 석유시장이 직면한 고급유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라고 강조했다.

울산CLX 남쪽에 자리한 제3기 FCC 건설 공사는 지난해 7월 시작돼 현재 92%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2개월 빠른 것으로 내년 4월이면 완공된다. SK에너지가 FCC 건설에 투자한 금액은 총 1조6,500억원. 공사 물량도 엄청나다.

FCC 건설에 사용된 파이프 길이는 총 642Km로 경부고속도로 길이의 1.5배에 달한다. 사용된 철골 구조물의 무게는 상암 축구장의 1.5배 중량인 3만1,000톤으로, 레미콘 2만8,800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FCC 관리팀 서재풍 부장은 “고도화 설비에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지만, 기존의 단순 원유정제 방식만으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에 조기 완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기 완공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앞당겨지면 정유업체의 원가부담이 줄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얘기다.

원유는 정제과정에서 끓는 점에 따라 LPG,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이 중 생산량의 약 50%가 가격이 싼 벙커C유 등의 중질유이다.

중질유는 황(S) 함량이 많고 사용처가 제한적이어서 판매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친다. 현재 중질유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원유보다 10% 가량 저렴하게 거래되며, 시장 수요도 빠르게 경질유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선 고도화 설비 비율이 낮은 업체들은 원가부담이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다. 따라서 자원개발을 통한 원유 확보량이 적은 우리나라로서는 저렴한 벙커C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바꿔주는 고도화 설비가 필수적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고도화 설비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올해 1월 기준 미국은 76.3%, 독일 53.7%, 영국 50.9%, 일본은 39.8%이다.

반면, 국내 정유사들의 고도화 설비 비율은 7월 현재 22.1%에 불과하다. SK에너지는 현재 건설 중인 FCC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하루 6만배럴의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하게 된다.

기존 제1기와 2기의 고도화 설비 생산량까지 합치면 일일 생산량이 국내 최대인 16만배럴에 달한다.

정신택 SK에너지 생산지원본부장은 “리액터 등 고도화 설비 핵심 장비에 대한 국내ㆍ외 수요가 급증해 프로젝트 계획 단계에 미리 발주를 해놓았는데도 원하는 시점에 받지 못했다”면서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 설비 구축은 이제 모든 정유사들의 당면과제 ”라고 말했다.

울산=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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