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20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단일화를 할 수 없다"며 또 한 번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그는 정 후보에게 참여정부 실정 책임을 물어 후보 사퇴도 요구했다. 그러나 "단일화 문제를 토론할 수 있다"고 밝혀 협의 가능성은 남겨뒀다.
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실정한 사람들과 단일화를 할 수 없다"며 "정 후보에게 국민에 대한 사과와 함께 후보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18일 정 후보가 정책연합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데 대한 공식 거부다. 정 후보 사퇴 요청은 자신으로 단일화 해야 한다는 의미다.
문 후보 입장에서는 현재 정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서 단일화 협의에 나설 경우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정 후보를 "국민이 무능하다고 판단하고 외면한 정치세력"이라고 몰아치면서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한 시간을 벌고자 한 것이다.
문 후보는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 "(정 후보와) 참여정부와 신당의 공과를 정확히 가리고 정 후보 사퇴 문제, 단일화 문제까지 모두 토론할 수 있다"며 "정권 연장 차원의 단일화가 아닌 정권교체, 시대교체 차원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단일화의 문은 열어뒀다.
이날 오전 신당 내 우호그룹이 정책토론에 의한 연합정부 구성 합의, 단일화를 촉구하고 민주화 원로그룹도 압박하는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를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당 선대위 김현미 대변인도 "단일화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제안을 처음으로 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며 "한명숙 전 총리 등 협상단을 통해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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