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치러진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중 수험생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려 부정행위 사실이 적발됐지만 감독교사는 시험을 계속 보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 일고 있다.
19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수능 당일 대전 제10시험장인 서대전고에서 시험감독을 하던 A(57)교사는 1교시 언어영역 시험 중 벨소리를 듣고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던 수험생 정모(23)씨를 적발했다.
A교사는 정씨에게 휴대전화를 맡길 것을 두 차례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그대로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부감독인 B(44)교사가 부정행위 처리규정에 따라 정씨의 시험지를 압수하고 퇴실조치하자고 했지만 A교사는 거부했고 시험장 본부에도 통보하지 않았다.
교육청은 이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정씨의 시험을 무효처리하는 한편 감독교사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는 한 수험생(19)이 시험이 끝난 뒤 시험장 본부에 찾아가 이의를 제기하고 정식 민원을 내면서 알려졌다. 이 수험생은 “당시 휴대전화 소동으로 시험에 집중할 수 없었다”며 “교육청은 시험감독 부실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교사는 교육청 조사에서“정씨와 계속 실랑이를 벌이면 더 소란스러워져 수험생들에게 지장을 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A교사가 5수생인 정씨의 사정을 감안해 안이하게 대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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