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보다 6.4% 인상된다.
이에 따라, 임금 인상(복지부 평균 5.5%로 예상)에 따른 자연 증가분까지 포함하면 건강보험 가입자의 평균 부담은 11~12% 가량 늘어나게 됐다. 또 현재 전액 지원되는 입원환자 식대(본인부담금 50%)와 6세 미만 어린이 입원비(본인부담금 10%) 등의 혜택이 내년부터 대폭 축소된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2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전체 회의를 열어 현재 소득의 4.77%인 건강보험료율을 내년 1월1일부터 5.08% 수준까지 인상키로 했다. 이날 회의는 8.6% 인상안을 제시한 병원ㆍ의사 등 공급자측 위원과 지출 합리화 방안을 먼저 만들자는 가입자측 의견이 맞서 진통을 겪었으나, 막판 공익 위원들이 적극 개입해 최종 인상률을 확정했다.
건보료율이 전년 대비 6.4% 인상됨에 따라 가입자의 실제 부담 증가율은 두 자릿수인 11~12%에 달하게 됐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6년에도 건보료율은 3.9% 인상됐으나, 임금 인상에 따른 자연 증가분까지 포함한 가입자 1인당 실제 부담은 2005년(1만9,104원)보다 9.4%나 많은 2만904원을 기록했다. 이번 조정으로 직장가입자의 월보험료는 4,000원, 지역가입자는 가구당 3,300원 인상된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수가 인상(평균 2%)과 의료보험 보장 범위 확대 등으로 내년에도 보험료 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높은 수준의 건보료율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올해 건보 재정이 3,124억원 적자로 전환해 지난해말 현재 1조원을 넘던 누적 흑자(1조1,798억원)가 올 연말에는 8,674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보험료율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에는 1조4,115억원의 당기 적자를 기록하고 8,000억원이 넘는 유보금도 모두 소진돼 건보공단이 추가로 5,441억원의 빚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는 보험료 급등에 따른 국민 반발을 의식해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도덕적 해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일부 보험급여 항목을 축소 또는 제외키로 했다.
최원영 보험연금정책본부장은 "입원 환자에 대한 식대 본인부담률을 50%로 높이고 6세 미만 입원 아동에 대한 본인 부담도 높이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장제비에 대한 현금 급여도 내년부터는 폐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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