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은 21일 법의관 모집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전반적으로 편하고 좋은 것만 찾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며 “단시간 내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 놓았다.
-법의관 모집은 안되고 법의관을 그만 두는 사람은 해마다 늘고 있다.
“법의관 생활을 3년 정도 하게 되면 기로에 서게 된다. 그때쯤 되면 일을 그만 둘 것인지, 아니면 업무에 대한 애착과 사명감을 갖고 계속 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비슷한 경력을 가진 병원 의사와 처우를 비교하거나 좀 더 편한 삶을 누리려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일을 계속 이어나가기란 쉽지 않다. 법의학자는 자기 일에 대한 자존심이 누구보다 강한데, 안타깝다.”
-현재 우리 상황에서 부검의는 몇 명 정도가 적당한가.
“국과수 내의 부검의 배정인원은 25명이다. 알려졌듯이 현재로선 이 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국 수준으로 가려면 40명 이상은 돼야 한다. 1,000여건의 살인 사건 피해자 부검을 포함해 국과수 전체적으로 한 해 6,000여건의 부검을 한다. 나머지는 변사나 사고사한 사람인데, 이들의 죽음을 제대로 밝혀 내기 위해선 그 정도는 돼야 한다.”
-법의관 지망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조언은.
“법의학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한국의 법의학 수준은 ‘서래마을 영아살해 사건’ 등을 통해 입증됐듯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과학수사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위상도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 보수나 근무여건도 그 동안 많은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차차 개선될 것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의사 직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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