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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전 비서관 기자회견/ "삼성 비자금중일부가 내게온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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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전 비서관 기자회견/ "삼성 비자금중일부가 내게온것"

입력
2007.11.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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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재직 당시 삼성이 현금 500만원의 설 선물을 보냈다고 폭로한 이용철(47) 변호사는 20일 돈의 출처에 대해 “삼성이 2002년 이전에 조성해 보관하다 남은 비자금 중 일부가 풀려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사 차원에서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삼성 측 해명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로 우선 돈다발 종이 끈에 ‘서울은행(현 하나은행) 분당지점’이라고 인쇄돼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서울은행은 2002년 12월 하나은행에 합병됐다”며 “이경훈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현금 500만원을 인출해 1년 가까이 보관하다 내게 보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현금 상자에 ‘이용철 5’라는 이름과 숫자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던 점도 거론했다. 그는 “개인이 개인에게 (선물을 할 때)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며 삼성 차원의 로비 가능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내가 불쾌하다’며 돈을 돌려줄 때 이경훈 변호사도 당황스러워 했고, (돈 선물인줄) 알았다는 표정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이 명절 때마다 관리 차원의 일환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해 혹 필요하면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고 말했지만, 청와대의 다른 비서진에 대한 로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는 정보도 없고, 확인할 자리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삼성 비자금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이용철 변호사에게 간 돈은 삼성물산의 비자금”이라고 주장했다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전했다. 삼성물산은 분당 서현동 삼성플라자빌딩에 있고, 서울은행 분당지점은 하나은행으로 이름만 바뀐 채 삼성플라자 바로 뒷편에 있다. 사제단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서울은행 분당지점은 삼성물산 비자금을 관리하는 은행 중 하나였다”며 “하나은행 합병 뒤에도 삼성물산과의 관계는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와 사제단은 21일 오후 4시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 비자금 내역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김 변호사는 “공개될 내용은 전체 (비자금 조성과 용처) 중 극히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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