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석유 생산국과 소비국이 참여하는 환경기금 조성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기금 조성은 석유 수요감소를 우려해 그 동안 대체에너지 개발 등 지구 온난화 논의에 소극적이던 OPEC의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AP통신은 16일 OPEC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 환경기금 조성은 16, 1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OPEC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드난 엘딘 전 OPEC 사무총장은 기금 규모에 대해 “이 제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수십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석유생산국측이 10억 달러, 소비국측이 나머지 금액을 출연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금은 석유생산국과 수입국이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지원될 예정이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의 알리 나이미 석유장관도 “사우디와 OPEC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면서 “기술 개발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데 유용한 방법이며 사우디 역시 (기술 개발 지원에) 참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OPEC의 구상은 다음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OPEC 회원국 각료들은 석유 증산에 대해 “15일 현재 세계 석유시장에 충분한 석유가 공급되고 있으며 배럴 당 100달러에 가까운 고유가의 원인은 투기와 지정학적 긴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환경기금 조성 계획은 석유증산 요구를 외면해온 OPEC이 국제사회의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마련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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