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스코어 41-22. 경기 내내 답답한 모습이었다. 외곽슛은 연신 림을 때렸고, 속공 찬스에서도 실책이 이어졌다. 연승 분위기에 방심했던 것일까.
경기 시작부터 줄곧 저조한 공격력으로 1쿼터 7점에 그친 부산 KTF는 결국 전반 득점 22점이라는 부끄러운 스코어를 기록했다. 역대 한 팀 전반 최소득점 기록은 2006~07시즌이던 지난 3월11일 안양 KT&G가 창원 LG 전에서 세운 20점. 하마터면 KTF는 이날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될 뻔했다.
KT&G가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08시즌 SK텔레콤 T 프로농구 부산 KTF와의 홈경기에서 시종일관 20여점 이상의 리드를 지킨 일방적인 경기 끝에 90-6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홈 3연승으로 6승(5패)째를 거둔 KT&G는 단독 4위로 올라서며 상위권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떠오른 반면 4연승 행진을 마감한 KTF는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또 지난 10월26일 1라운드 맞대결에서도 84-66 대승을 거뒀던 KT&G는 올시즌 KTF의 천적으로 군림하게 됐다.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경기 시작과 함께 KT&G의 TJ 커밍스(19점)가 정확한 미들슛과 속공을 앞세워 연속 8득점을 쏟아 부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1쿼터 막판 주희정(13점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3스틸)과 마퀸 챈들러(23점 16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3점포가 연달아 림에 꽂히면서 스코어는 어느덧 21-7. 이후 KTF 선수들의 집중력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점수차는 계속 벌어졌고, 추격의지를 잃은 벤치는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했다.
KT&G는 4쿼터 시작과 함께 주희정 황진원 등 주전을 모두 뺀 채 이현호 박성운 신제록 등 후보들을 투입하며 뒤지고 있는 KTF 벤치를 배려했다.
승리를 이끈 주희정은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공격도 잘 풀렸다. 실책만 줄이면 상위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안양=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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