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진영의 선거운동이 최근 갑작스런 난조에 빠지면서 대세론도 타격을 받고있다.
여론조사 지지율 50%를 넘나들며 승승 장구하던 힐러리 의원의 기세는 지난달말 TV토론에서 불분명한 정책과 어정쩡한 답변 태도가 경쟁자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으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선두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등은 “힐러리 의원이 여론조사 숫자에만 안주한 채 불법 이민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뚜렷한 정책을 내놓지 않고 몸을 사리고 있다”며 파상 공세를 펼쳤다.
힐러리 의원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은 “남성 경쟁자들이 한 여성을 지나치게 공격하고 있다”며 대선 경쟁에서의 ‘성 차별’을 주장하기도 했으나 힐러리 의원에 대한 협공은 시간이 흐를수록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힐러리 의원 진영은 6일 아이오와주 뉴턴 타운홀 미팅에서 참석자와 미리 짜고 준비된 질문을 하게 했다가 들통이 나면서 신뢰도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에드워즈 전 의원 등이 “구미에 맞는 질문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써먹던 수법”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는데 대해 힐러리 의원은 “나는 몰랐던 일”이라며 군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여론조사 2위로 힐러리 의원을 맹추격해온 오바마 의원이 10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제퍼슨 잭슨 디너 민주당 합동 유세에서 특유의 대중 흡인력을 유감없이 발휘함으로써 새로운 추격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 의원이 이 유세에서 록스타와 같은 열정을 보여줬으며 특히 수성에 치우친 나머지 선거운동에 활력을 잃고 있는 힐러리 의원과 차별화를 이루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힐러리 의원이 주춤거리는 양상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나타나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26%가 오바마 의원을 가장 신뢰할만한 후보로 꼽은 데 비해 힐러리 의원은 19%에 그쳤다. 한때 2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힐러리 의원과 오바마 의원의 뉴햄프셔주 지지율 격차도 11%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