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3일 범 여권의 정치적 안방인 광주와 전주를 잇따라 방문했다. 전날 민주당과 후보단일화 및 통합에 합의한데 이어 곧바로 호남을 방문, 분열된 범여 세력을 자신이 '원상복귀'시켰다는 메시지를 부각하기 위한 행보다. 그러나 한편으론 4년 전 민주당 분당,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으로서 호남 귀향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정 후보는 오후 광주의 한 식당에서 가진 이홍길 5ㆍ18 광주문화재단 이사장, 강정채 전남대 총장 등 지역 사회원로 20여명과의 간담회에서 민주당 통합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다.
정 후보는 "광주가 지난 10년 아무 조건 없이 지지하고 성원해주셨는데 돌아온 것은 참담한,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며 "대통령이 되면 자존심을 보상해드리겠다고 감히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선동하는 세력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어 (민주당과)통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광주에 와서 보고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열정도 있고 청사진도 있는데 문제는 국민의 마음을 열지 못하고 광주시민, 전남북 도민들의 마음도 활짝 열어 젖히지 못했다"고 몸을 낮췄다. 대신 "어르신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36일 남은 대선에서 역전의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광주 구동체육관에서 당원과 지지자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광주전남 가족행복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그는 "다음주면 외환위기 발생 10년이 된다. 나라를 망친 세력에게 다시 맡겨서는 안 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국민의정부가 국가를 부도위기에서 구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주로 이동해 전북 가족행복위 출범식에 참석하는 등 기동성 있는 '몽골기병'의 자세로 현장을 누볐다. 호남고속철도 2012년 완공 등 지역개발 공약 보따리도 풀었다.
앞서 오전에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SBS 미래한국리포트'행사 강연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정조와 비교하며 인재 탕평책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조가 행차 중에 백성이 징을 치면 왕이 직접 백성의 소리를 들어 이를 해결했다"며 "국민의 하소연을 직접 듣고 가족행복시대로 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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