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ㆍ4분기 가계의 소득과 지출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다. 소득 상위와 하위 가구의 격차는 소폭 줄어들어 개선됐지만 도시근로자의 분배는 악화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328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늘었다. 2분기의 소득 증가율(3.5%)보다 2.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지난해 4분기 7.7%를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추석이 지난해 4분기에서 올해는 3분기로 이동하면서 상여금이 포함된 근로소득과 용돈 수입 등 비경상소득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지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해 2004년 1분기(8.1%)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은 4.9% 증가했으며, 실질소비지출은 5.5% 늘었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경우 월평균 소득이 373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2% 늘었고, 소비지출은 238만원으로 10.2% 증가했다. 도시근로자 가구 소비 증가율은 2001년 3분기(10.9%)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씀씀이가 늘어나면서 전국 가구의 3분기 평균소비성향(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은 78.9%로 전년 동기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소비 확대가 경기 회복세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통계청은 "추석 이동 효과와 경기 회복세가 맞물린 결과"라며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추석 요인이 제거되는 4분기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격차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소득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은 전국 가구의 경우 3분기 7.52배로 전년 동기(7.79배)보다 0.27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이 5.41배로, 전년 동기(5.29배)보다 높아져 소득 격차가 더 커졌다. 통계청은 도시근로자 가구의 경우 고소득층의 상여금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이유가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국 가구의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아 월 평균 31만2,000원 적자를 낸 반면 상위 20%인 5분위는 201만2,000원의 흑자를 보였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