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당을 선언한 12일 합천 해인사를 찾았다. 문 후보는 조계종 종정인 법전 스님을 만나 "지도자들이 자기 것만 챙기는데 급급하는 등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정치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경의 반영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지금 고민 중이라고 한다. 상승세를 타던 지지율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 여파로 6~7%까지 떨어져 정체돼 있고 당 안팎의 범여권 후보 단일화 압박이 점점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내부도 후보 단일화 여부와 총선 전략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하다는 전언이다.
문 후보가 마냥 단일화를 외면하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더욱이 대선에 뛰어들면서 "부패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집권을 막겠다"고 밝혔던 만큼 명분상 범여권 단합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문제는 섣불리 단일화 논의에 휩쓸렸다간 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한 묶음이 되면서 '클린 이미지'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양당 합당을 "세력 확대만을 위한 무원칙한 졸속 조치"라고 비판하고, 반부패 3자회동을 삼성 특검 추진에 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후보의 측근은 "급박히 돌아가는 정치 상황을 감안해 문 후보가 이번 주중에는 단일화와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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