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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곳곳서 소요 사태 '축구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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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곳곳서 소요 사태 '축구대란'

입력
2007.11.22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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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폭력’의 망령이 9개월 만에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되살아났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원정 응원에 나선 서포터스의 충돌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 발포로 서포터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고는 원정 응원에 나선 라치오와 유벤투스 팬들이 이탈리아 중부 투스카티 지방의 아레조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폭력 충돌을 벌이며 비롯됐다. 경찰은 발포를 하며 적극적인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라치오의 서포터 가브리엘레 산드리(26)가 경찰의 오발탄에 맞고 숨졌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흥분한 일부 서포터스들의 난동으로 12일 오전 예정됐던 AS 로마와 칼리아리 등 3경기가 취소되는 등 세리에 A가 또 다시 폭력 사태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진압 과정에서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동료’의 죽음에 흥분한 이탈리아 축구팬들의 소요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라치오의 연고지인 로마에서는 축구팬 200여명이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며 홈구장 올림피코스타디움 인근 경찰서를 습격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고, 베르가모에서 열린 AC 밀란과 아탈란타의 경기는 바리케이드를 부수며 그라운드 난입을 시도한 아탈란타 서포터스들의 난동으로 킥오프된 지 7분여 만에 경기가 중단됐다.

시에나에서도 축구팬들의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에게 항의하고 길거리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등 사고의 여파는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축구 서포터 난동과 관련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지난 2월 카타냐와 팔레르모의 ‘시칠리아 더비’ 중 관중 충돌을 진압하던 경찰관이 서포터스가 투척한 폭발물을 얼굴에 맞고 사망, 이탈리아 축구계 전체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당시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사고가 일어난 마시모로경기장을 잠정 폐쇄 조치하고 안전기준에 미달되는 일부 구장에는 무관중 경기를 지시하는 등 축구장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극약 처방’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불과 9개월 만에 서포터스의 폭력 충돌로 인한 관중 사망 사고가 재발되자 이탈리아 전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는 사고 내용을 보고 받고 “큰 충격을 받았고 매우 걱정스럽다”고 소감을 밝히며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탈리아는 13일 경찰과 축구협회, 정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책 위원회를 열고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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