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0%(이하 전년 동월비), 생산자물가 3.4%, 그리고 수입물가 11.2%.
시차를 두고 발표된 지난달 물가지표의 고공행진이 예사롭지 않다. 고유가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그리고 중국발(發) 인플레 압력의 영향이다. 해외악재로 인한 국내 인플레 우려가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2% 치솟았다. 작년 5월(11.3%) 이후 1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 상승률은 1.7%로 9월(3.1%)에 비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원ㆍ달러 환율 하락의 효과가 컸다. 환율변동 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10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3.5%로 전달(3.2%)보다 더 높았다. 만약 환율 하락에 따른 상쇄 효과가 없었다면 수입물가 상승률이 훨씬 높았을 거라는 얘기다.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뛴 것은 자본재(전월비 -1.8%)가 하락했음에도 불구, 원자재(2.1%)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소비재(1.5%)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원유의 경우 전월 대비 상승률이 3.7%로 전체 수입물가 상승률에 60% 이상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 나아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말과 내년 이후 인플레 압력은 점점 더 거세 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 측은 향후 소비자물가가 3.0~3.5%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중국발 인플레 압력 등이 거세게 몰아칠 경우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나 세계적 경제흐름에 비춰볼 때 3%대 물가상승률은 상당히 높은 인플레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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