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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보드] 박윤선 심판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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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보드] 박윤선 심판 데뷔전

입력
2007.11.2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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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쿼터 49초. 볼이 KT&G 선수의 손을 맞고 라인 밖으로 나가자 바로 앞에 서 있던 심판이 KT&G의 볼을 선언한다. KTF 벤치가 일제히 일어났고, 나머지 2명의 심판이 즉각 판정을 정정한다. 1쿼터 중반에도 똑 같은 실수를 했던 이 심판,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첫 경험은 언제나 떨리기 마련. 그럴 만도 했다. 프로농구연맹(KBL)에서는 남자프로농구 최초로 여성 심판이 코트에 서는 것을 보도자료까지 돌리며 크게 홍보했고, 경기장은 온통 여성 심판 데뷔 얘기로 떠들썩했다.

또 하나의 ‘금녀의 벽’이 무너졌다. 박윤선(35) 심판이 13일 안양에서 열린 KT&G-KTF전에서 KBL 출범 11년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심판으로 데뷔했다. 박 심판은 이날 장준혁 김귀원 심판과 함께 경기를 진행하며 농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박 심판은 경기를 마친 후 “설레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며 “체력적인 면에서 남녀 경기에 차이가 많지만 많이 준비했고 교육도 받았다”고 말했다. “실수도 있었지만, 바로 인정하고 다음부터는 더 좋은 경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나이 서른 다섯. 농구가 좋아 결혼도 미룬 채 적지 않은 나이에 또 다른 도전에 나선 그다. 서울 덕성여고를 졸업한 91년 상업은행에 입단해 2년 동안 포워드로 활약했다.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접은 아쉬움 때문에 농구 코트를 떠나지 못한 그는 사회체육센터 농구 강사와 생활체육농구연합회 행정실장을 거쳐 지난 2002년부터 여자프로농구(WKBL) 무대에서 4년간 심판 생활을 했다.

“호루라기 소리 하나에 6척 장신들이 플레이를 멈추는 게 멋져 보였어요”라고 말하는 박윤선 심판. 그가 자신의 말처럼 날카로운 판정으로 남자 선수들의 엄한 포청천이 될지 기대된다.

안양=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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