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그 모양만 보고 인동당초문이라 했는데 8년 연구 결과 생명의 생성 과정을 담은 그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두툼한 책 두 권을 막 발표하고도 고미술사가 강우방(66)씨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는 표정이다. 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미술의 탄생> ,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 의 출판간담회장에는 칠순을 바라보는 고미술사가의 열정이 가득했다. 어느> 한국>
<한국 미술의 탄생> 은 강씨가 전공인 불상을 심층 연구하기 위해 배경 무늬를 5년째 살피던 중, 고구려 벽화의 알 수 없는 무늬에 주목해 세월을 바친 결과다. 지난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구려 벽화의 기원과 발전이 밝혀짐으로써 한국 미술의 모태가 신라라는 통념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고려청자의 연꽃 잎에 숨은 문양의 비밀도 같은 이치로 풀고 있다. 설명을 위해 부분 채색한 도면이 전편에 펼쳐져 있다. 한국>
“한국 미술사의 토대가 고구려라는 개연성이 강력하게 제기된 셈입니다. 동아시아 미술도 요하(遼河) 문명의 완성자인 고구려 미술 및 문화를 젖줄 삼아 발전했다는 주장이 자연스럽게 된 것이죠.” 강씨는 희랍 건축물의 현란한 오더(orderㆍ기둥 양식) 역시 같은 원리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리에 동참한 솔 출판사 대표 임우기씨는 “요하 문명의 완성자로서 고구려 문화의 의미를 밝힌 책”이라며 “문양학을 학문적 차원으로 승격시켰다”고 의미를 밝혔다.
강씨는 최근의 위작 파문과 관련해 “요즘 큐레이터들이 우리 미술에 무지해 비롯된 혼란”이라며 “역사를 모르니 사이비가 난무한다”고 말했다.
함께 펴낸 <어느…> 는 조각, 회화, 건축, 공예를 꿰뚫는 예술론을 자신의 성장 과정 속에서 엮은 산문집이다. 강씨는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과 학예실장, 국립경주박물관 관장 등을 거쳐 현재 일향 한국미술사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어느…>
장병욱기자 aje@hk.co.kr 사진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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