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으로부터 10일 “입 닥치라”는 폭언을 들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1일 국왕을 정면 공격했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국왕이여, 입을 닥치지 않겠다”라며 자신이 일시적으로 쫓겨났던 2002년 쿠데타 당시 카를로스 국왕이 이 음모를 사전에 알았으나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당시 쿠데타 세력이 내세운 임시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카라카스 주재 스페인 대사가 대통령궁에 나타났었다면서, 이는 국왕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카를로스 국왕은 그 당시 쿠데타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돼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페인 유력일간지 엘 문도와의 회견에서 전날 벌어진 설전에 관해 “국왕이 매우 화가 나 마치 투우장의 소 같았다”고 비유하고 “그러나 나는 솜씨 있는 투우사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올레!” 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국왕이 일국의 대통령에게 ‘입 닥치라’고 고함을 지르는 것은 신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카를로스 국왕의 발언에 대해 스페인 언론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엘 문도는 “국왕이 전국민의 이름으로 차베스를 제자리에 돌려 놓았다”고 평가하고 국왕의 이 같은 일갈은 “전례가 없는 행동”이지만 “오래 전에 일어났어야 했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최진주기자 paiscom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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