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조건을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2일 정동영 후보와 오충일 대표가 민주당과의 4인 회동에서 합의한 '통합과 대선후보 단일화를 위한 공동선언'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어서 양당 합당이 난항을 겪게 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통합조건을 재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섰다.
앞서 신당의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이미경 최고위원, 정세균 장영달 의원 등 중진그룹, 임종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송영길 강기정 정봉주 의원 등 초ㆍ재선 그룹, 이해찬 전 총리와 김형주 이화영 의원 등 친노 진영은 각각 조찬모임을 갖고 합당조건에 반발하면서 재협상을 요구했다. 김상희 양길승 최고위원이 주축이 된 시민사회그룹도 성명을 내고 합당선언 백지화를 주장했다.
오충일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도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4인 회동 결과를 통합의 정치적 선언으로 받아들이며 이를 지지하기로 결의했다"며 "그러나 통합조건은 통합협상위원회를 구성해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최고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의결기구의 동수 구성, 전당대회의 총선 이후 개최 등 12일 합의사항이 모두 재협상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통합대상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문국현 후보 쪽도 있다"며 "통합협상위원회가 문 후보 쪽과도 협상의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파기라는 지적에 대해 오 대표는 "4인 회동 결과를 통합의 정치적 선언으로 지지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최고위원회의 결의 내용을 정 후보에게 전화로 설명했고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통합 조건에 대해 재협상을 거론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고, 재론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합의한 원칙이 훼손될 경우 대선 승리는 물론, 통합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인제 후보도 "양당 대표와 대선후보가 모여 정치적 선언을 한 것이기에 재협상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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