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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프로 기전 '상금제' 전환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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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프로 기전 '상금제' 전환 논의 본격화

입력
2007.11.22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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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바둑계 일각에서 조심스레 논의돼 오던 국내 프로 기전의 ‘상금제’ 전환 방안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공론에 부쳐진다. 한국기원 기사회는 오는 15일 열리는 총회 때 소속 기사들을 상대로 프로 기전 운영 방식 개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프로 기전의 ‘상금제’란 간단히 말해서 모든 기전 참가자에게 승패에 관계 없이 ‘대국료’를 지급하는 기존 방식을 바꿔 일정 등수 내에 든 사람에게만 ‘상금’을 주자는 것. 이 경우 대다수 초반 탈락자들은 당장 대국료 수입이 없어지므로 실로 엄청난 변화다.

프로 기전을 ‘상금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전부터 일부 바둑계 인사들이 간헐적으로 제기해 왔는데 지난 6월 한국기원 집행부와 프로 기사, 언론계, 법조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바둑발전위원회에서 다시 거론되면서 좀더 구체화 됐다.

‘상금제’ 도입을 찬성하는 측은 바둑에도 시장 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 아래 제한된 기전 예산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회 참가자 전원에게 소액의 대국료를 나누어 지급하는 것보다 상위 입상자에 대한 상금 액수를 현실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대신 대부분 노장층이 주류를 이룰 초반 탈락자의 손실 보전을 위해 시니어 기전을 새로 만들거나 아니면 나이에 따라 단수당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면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기원 상임 이사인 유창혁 9단은 최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64강부터 상금을 지급하고 아마추어나 외국 기사들에게도 대회를 개방, 경쟁을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프로 기전부터 바뀌지 않고서는 바둑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금제’ 주장에 대해 혈기 왕성한 젊은 기사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노장 기사들은 “사실상 나이 먹은 기사들을 퇴출 시키려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이 많고 젊은 층에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선뜻 공감을 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대현 기사회장은 “이 문제가 칼로 무우 자르듯 단박에 찬반 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일단 백지 상태에서 기본 방향에 대해 의견을 물어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철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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