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12일 ‘삼성 떡값검사’명단을 공개한 것은 검찰이 명단을 먼저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등 수사에 미온적인 만큼 ‘충격파’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제단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과 11일 밤 늦게까지 명단 공개 여부, 공개할 경우 범위 등을 두고 격론을 벌인 끝에 거물급 검찰 전·현직 인사 3명을 공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철 변호사는 자신이 파악했다는 삼성 떡값검사 명단과 그 공개 여부를 사제단에 일임한 상태다.
사제단은 “검찰은 곁가지에 지나지 않는 명단 공개만 재촉할 뿐 이렇다 할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부패의 본바탕을 드러내면 (검찰)자신의 허물까지 들키게 돼 있는 뿌리 깊은 유착관계 때문으로, 국민들께 이런 점을 이해 시켜 드리고자 명단 일부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어 “일부만을 밝히는 것은 검찰 스스로 진실규명의 본분을 되찾을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사제단이 13일 시민사회단체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삼성과 검찰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참여단체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민단체 안팎에서는 이달 초 민주노동당에서 제안한 ‘범진보연대’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노당은 참여연대 민변 외에 경실련 경제개혁시민연대 등이 연대체를 구성해 삼성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전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삼성에 대해서도 금품로비 대상자들 및 금품내역 공개와 대 국민 사과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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