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경제 행보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8일 이후 닷새 만이다. 사실 최근 당내 분열사태는 이 후보에게 낯설었다.
경제적 실용주의라는 자신의 강점은 정치문제에 가렸다. 하지만 12일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 후보는 마음의 짐을 덜었다. 측근들은 "표정부터 달라졌다"고 했다. 같은 날 구미 필승 결의대회에서 이 후보의 몸짓과 목소리는 경선 때보다도 힘이 있었다.
이 후보는 13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SBS 미래한국리포트 기조연설에서 "정치인이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어 가슴이 뜨끔하다. 국민 대다수가 경제를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한다"고 말을 꺼냈다.
"여의도식 구태정치에서 벗어나겠다"는 평소 신념과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리더십을 최고 경영자, 경제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규정하면서 "리더십은 문제해결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경제가 그러하다"며 "21세기 국가경영의 요체는 경제"라고 역설했다. 한 측근은 "자신 있는 분야에서 게임을 펼치는 것, 이게 바로 이 후보 본래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전 총재에 대해 "최고의 양식을 가진 분이므로 미래에 정권교체를 하는데 큰 역할과 협력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가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였다.
이 후보는 이어 중소기업중앙회 초청강연에서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내놓았다. 중소기업 정책은 최근 발표한 한나라당 10대 기본정책의 핵심으로 이 후보가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 후보는 "국책은행 민영화를 통해 마련된 20조~30조원의 재원을 중소기업 자금난 해결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건부 상속세 감면, 인적주식회사 활성화 등 세제지원 방안은 물론 불공정 하도급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 장학재단 설립,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규모 확대 등 공약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오후에는 인천항을 찾아 한반도 대운하를 비롯한 물류정책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 현장중심 행보를 재개했다. 이 후보는 14일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제살리기 특위 회의를 주재하며 경제공약을 세부 점검할 계획이다.
한 핵심측근은 "신바람 나게 민생경제를 챙기면서 국민에게 다가서는 이 후보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