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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더화 밀랍인형 "나 좀 내버려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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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더화 밀랍인형 "나 좀 내버려 두세요"

입력
2007.11.22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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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홍콩의 최고 흥행배우로 꼽힌 류더화(劉德華ㆍ46)가 극성스러운 여성 팬들의 '성희롱'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월드스타이기 때문에 외출이나 공연 시 경호원들의 물샘 틈 없는 신변 보호를 받는 만큼 실제로 팬들이 직접 손을 뻗어 만지거나 끌어당기는 등 그가 봉변을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를 대신해 빅토리아 피크의 관광 명소로 등장한 마담 투소 인형관에 전시된 류더화의 밀랍인형이 연일 수난을 당하고 있다.

화교 통신 중국신문(中國新聞) 인터넷판이 12일 전한 바에 따르면 류더화의 밀랍인형은 인형관에 있는 세계 각국의 유명인사 인형 100여 개 가운데 특히 실물과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닮았다. 그의 인형은 최근 최대 히트작인 홍콩 느와르 부활작 <무간도(無間道)> 에서 류더화가 맡은 삼합회(三合會) 조직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배경도 극중 류더화가 근무하는 경찰 사무실처럼 꾸몄다.

인형은 류더화의 키, 체형과 똑같이 제작됐고 <무간도> 에서 선보인 짧은 머리에 강인한 표정,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차림을 하고 있다. 여기에 피부의 질감을 느낄 정도로 정밀하게 만들어져 가까이 다가서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다.

때문에 홍콩을 찾는 류더화의 팬들에게 마담 투소 인형관이 필수 방문코스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매일 인파가 몰리고 있다.

팬들은 인형관에 들어서면 다른 인형은 거들떠 보지 않고 바로 류더화 인형으로 직행해 기념 촬영을 위해 늘어선 줄에서 차례를 기다린다. 여성 팬들은 차례가 돌아오면 류더화의 허리에 다정하게 손을 감거나 뺨과 귀에 입을 맞춘다. 좀 더 대담한 팬은 인형의 와이셔츠 속으로 손을 넣어 넓은 가슴에 대고 실제 심장이 뛰고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여성 팬의 접촉이 과도해질수록 바빠지는 사람은 밀랍인형의 보수와 정리를 맡은 직원들이다. 직원들은 매일 개관 2시간 전에 출근해 가장 먼저 인형의 상태를 점검한다.

5년째 밀랍인형의 보수를 담당하는 침례대학 예술행정관리 석사 출신의 덩자잉은 “여성 팬들이 류더화의 인형 앞 뒤에 달라 붙어 사진을 찍고 와이셔츠에 선홍색 루즈 자국을 남기는 것은 보통이다. 그래서 매주 두 차례 더럽혀진 셔츠를 갈아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덩자잉은 또 “팬들이 인형의 가슴을 더듬으면서 손자국이 많이 남아 이를 수시로 복원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인형에 입혀 놓은 팬티를 벗기는 경우도 있어 매일 살피고 있다”고 고충을 하소연했다.

류더화 인형에서 가장 많이 훼손되는 부위는 키스 세례를 받은 코와 귀로 수시로 보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못 말리는 인기 때문에 팬들의 극성이 계속돼 ‘상처가 아물 날이 없어’ 그 흔적을 관람객들이 쉽게 볼 수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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