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제협력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남북 조선협력단지 건설이 지난 주 실사단의 방북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백두산ㆍ개성 관광 일정도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을 계기로 단번에 확정됐기 때문이다. 재계 전체적으로도 지난 주 민간협의회를 창립, 본격 활동에 나설 채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민ㆍ관 합동으로 구성된 조선협력단지 실사단이 3일부터 7일까지 북한 안변과 남포 지역을 방문, 현장실사를 마쳤다. 실사단은 이 지역 지형과 배후시설 등 입지여건과 도로ㆍ항만ㆍ전력 상황을 점검한 결과, 제반 여건이 예상보다 좋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평락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실사단 단장)은 "업계 전문가들이 조선소 입지로 괜찮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방문기간 중 3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법적, 제도적 문제들을 폭 넓게 토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협의결과를 토대로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 14일부터 열리는 남북총리회담에서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총리회담은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을 구체화하는 실무 회담인 만큼, 조선단지 건설이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블록(선박 부분품) 부족 현상이 심각한 국내 조선소들과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이미 3~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조선소들 입장에선 북핵위기 등 돌발변수만 없다면, 지리적 언어적 경제적으로 이점이 많은 북한을 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안변 지역의 경우 주로 동해안에 있는 국내 대형조선소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대북사업의 민간창구 역할을 하는 '남북경협 민간협의회' 창립총회를 열고, 남북 경제협력의 가교역할을 맡기로 했다. 손경식 상의 회장 등 경제4단체장이 공동의장을 맡고, 삼성 LG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수석연구원은 "경협 전반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백두산 관광과 조선협력단지 건설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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