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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종왕 법무실장 전격 사임/ 삼성 "진실 檢수사 통해 가려질 것"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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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종왕 법무실장 전격 사임/ 삼성 "진실 檢수사 통해 가려질 것" 담담

입력
2007.11.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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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관련 폭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한 가운데 삼성그룹 법무팀을 이끌었던 이종왕 법무실장이 9일 돌연 사임, 그 배경과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이 실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혔으나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일전을 앞두고 장수를 잃은’입장이다.

이 실장은 사임에 앞서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김 변호사의 폭로를 ‘파렴치한 변호사의 거짓 폭로’로 규정하며 사태의 1차적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밝혔다.

김 변호사 부인이 회사에 협박편지를 보냈을 때 ‘법과 원칙에 입각해 대응하지 말자’고 건의한 자신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회사에 누를 끼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회사에서 한사코 만류했지만)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고 사임의 변을 밝혔다. 그리고는 측근들에게 “다시는 법으로 밥 벌어먹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한 뒤 대한변협에 자신의 변호사등록을 취소했다.

법조 후배인 김 변호사의 도의를 벗어난 행태에 비애감을 느꼈고, 그것이 사임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해도 삼성 그룹 2인자인 이학수 부회장이 ‘탈진을 할 정도’로 간곡히 만류했는데도 사임을 고집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삼성 관계자는 “이 실장은 검찰 간부 출신이 법무실장으로 있으면 검찰이 수사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외부에서도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실장은 정상명 현 검찰총장과 사시 17회 동기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수사가 시작되면 압수수색과 함께 후배 검사들로부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될 수 있어, 후배 검사들을 배려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삼성그룹은 이 실장이 사임했지만 앞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에는 별다른 차질이 없음을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김 변호사의 이른바 양심선언이 맞는지, 이 실장의 파렴치한 변호사의 거짓 폭로가 맞는지는 검찰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경력으로나 인품으로보나 법조계 안팎에서 신뢰가 두터운 이 실장의 주장이 진실에 부합할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현재 비등하는 여론도 이 실장의 사임을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삼성은 또 김용철 변호사 측이 보낸 협박성 편지도 적절한 시기에 공개하는 등 점차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그룹 법무실 이수형 상무보는 김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대응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삼성이 김 변호사를 고발하면 개인과 삼성, 약자와 강자간의 싸움으로 비춰져 많은 이들이 심정적으로 약자편을 드는 상황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상무보는 “사건이 정리되면 김 변호사가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검찰수사 후 법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어쨌든 이 실장의 전격 사임은 검찰 수사의 보폭을 더욱 빨라지게 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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