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오 파리아스(40) 감독의 ‘삼바 축구’가 한국에 뿌리를 내린 지 3년 만에 찬란한 결실을 맺었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11일 오후 3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삼성하우젠 K리그 2007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슈벵크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승리, 종합 전적 2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2005년 브라질 출신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한국 프로축구 사령탑에 부임, 톱니 바퀴처럼 맞물려 들어가는 조직력을 앞세운 공격 축구로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던 파리아스 감독의 노력이 3년 만에 결실을 얻는 순간이었다.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1차전에서 3-1로 승리해 한 골 차 이하로 지기만 해도 우승컵을 안는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파리아스 감독은 2차전에서도 짜임새 있는 미드필드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공격 축구’로 승부를 걸었다.
성남은 김동현-남기일-최성국의 스리톱을 내세워 ‘기적 창출’에 나섰지만 중원 싸움에서 포항에 밀리며 좀처럼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전반 43분 슈벵크에게 선제골을 얻어 맞은 후 경기 흐름을 되돌리는데 실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포항은 이로써 95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성남(당시 일화)에 당했던 패배를 12년 만에 설욕하는데 성공했고 92년 이후 15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명가 부활’을 알렸다.
포항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인천을 3-2로 꺾으며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완벽한 조직력을 과시하며 전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항의 우승은 이동국, 오범석 등 스타 플레이어들의 이적 공백을 무명의 젊은 선수들로 메우며 챔피언 등극의 위업을 이뤄낸 파리아스 감독의 신출귀몰한 용병술에 힘입은 바 크다.
파리아스 감독은 철저한 상대 분석과 시의적절한 선수 교체로 국가대표 주전들이 즐비한 울산, 수원, 성남을 차례로 격파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포스트 시즌 동안 포항이 기록한 8골 중 4골은 파리아스 감독이 후반 투입한 ‘조커’의 발 끝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파리아스 감독이 부임한 후 3년간 다져 놓은 탄탄한 미드필드진은 포스트시즌 내내 상대를 압도하며 챔피언 등극의 원동력 구실을 했다.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도 포항 미드필더들은 김두현, 김상식, 손대호와의 중원 싸움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무실점 승리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2골1도움을 기록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왼쪽 측면 미드필더 박원재(22)는 부지런히 상대 측면을 돌파하며 성남 수비진을 흔들었고 데뷔 16년 차를 맞은 노장 중앙 미드필더 김기동은 경기 내내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을 꽁꽁 묶으며 성남 공격진을 무력화했다.
성남=김정민기자 goavs@hk.co.kr 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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