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돌출 행위로 끊임없는 구설에 오르는 영국 왕실의 ‘악동’ 해리 왕자(24)가 여자 친구에게 차였다.
찰스 왕세자와 형 윌리엄 왕자(25)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는 평소 럭비 광팬으로 유명하다. 그는 애인 첼시 데이비의 22번째 생일파티와 럭비 월드컵이 겹쳤지만 과감하게 럭비경기장으로 향했고, 이 사건이 결별에 이르는 원인이 됐다.
대중 일간 뉴스 오브 더 월드는 11일 리즈에서 대학 생활을 보내는 데이비의 친구들 말을 빌어 3년간 교제해온 두 사람이 최근 헤어졌다고 보도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데이비는 해리 왕자의 바람기 많고 무절제한 생활 방식과 약속을 거듭 지키지 않는데 넌덜머리를 내고 파경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데이비는 이달 초 에이즈(AIDS)에 감염돼 버려진 고아들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을 위해 아프리카 빈국 레소토를 방문한 해리 왕자와 전화를 통해 여러 차례 감정적인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절연을 통보했다.
해리 왕자가 아버지 찰스 왕세자, 형 윌리엄 왕자와 함께 살고 있는 클레어런스 하우스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왕실 가족의 사생활에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지난달 20일 해리 왕자는 형과 파리에서 개최된 ‘2007 럭비 월드컵’ 잉글랜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현지를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데이비의 생일파티와 일정이 겹쳤다. 그간 해리 왕자의 무성의한 태도를 참아온 데이비도 이번에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남부의 짐바브웨에서 태어난 데이비는 리즈에 유학해 법학을 전공하고 있다. 금발에 화려한 외모를 지닌 그는 섹시한 드레스 차림을 즐겨 입고, 성격도 활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왕실의 어른들은 폭스바겐과 골프를 애용하며 수수한 차림인 윌리엄 왕자의 애인 케이트 미들턴이 미래의 왕비감으로 손색없다는 후한 평가를 내려왔다. 그는 한 차례 윌리엄 왕자와 헤어졌지만 다시 만나 교제를 계속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미들턴이 약혼을 준비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사직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컨버터블을 타고 파티와 쇼핑을 좋아하는 사치한 스타일의 데이비에 대해선 왕실이 좀 더 지켜보겠다는 유보 판정을 내렸다고 한다.
타블로이드판 대중지 메일 일요판도 이들 커플의 결별 사실을 확인하는 듯 해리 왕자가 9일 런던의 나이트클럽에서 1시간여 동석한 ‘수수께끼의 갈색 피부 미인’과 차에 함께 앉아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한편 메일은 근위기병연대에 소위로 근무 중인 해리 왕자가 경장갑 4대와 부하 11명으로 이뤄진 자신의 정찰소대를 아프간에 보내 주지 않으면 전역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해리 왕자는 “나라를 위해 싸우고 싶다”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참전을 희망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해리 왕자가 일선 전투지역에 배치될 경우 무장반군의 집중적인 공격 목표물이 되면서 다른 동료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할 것을 우려, 그의 파병을 만류해 왔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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