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에서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를 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바람직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헬리콥터 부모’는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 주변을 헬리콥터처럼 맴돌면서 학교생활에 자주 개입하는 부모들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학생들에 관한 통계적 조사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미국의 ‘전국 학생 개관’이 24개 대학의 학생 9,1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헬리콥터 부모’의 자녀들은 모든 대학생활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모들의 간섭을 덜 받는 학생들에 비해 수업후 교수들과의 토론, 집중적 글쓰기 연습, 독립적 실험과 연구 등 심층적인 학습활동에 참여하는 빈도수도 훨씬 높았다.
이들은 또 글쓰기나 창조적 사고 분야에서의 성취도가 높았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주제를 놓고 교수들이나 동료 학생들과 보다 자주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를 주도한 인디애나 대학의 조지 쿠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헬리콥터 부모’를 부정적으로만 여기던 기존의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헬리콥터 부모’의 자녀들은 대학생활의 모든 부문에 걸쳐서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일종의 대학수학능력 시험인 SAT 실시를 관장하는 ‘대학 위원회’는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헬리콥터 부모’가 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부모와 자녀들,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이라는 글을 올려 놓았을 정도로 그 동안 ‘헬리콥터 부모’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절대적으로 우세했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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