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1일 두 자녀가 자신 소유의 서초동 건물 관리회사 직원으로 유령취업시켜 수천만원을 횡령하고 탈세했다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주장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아들이 유학을 다녀와 취직하려는 것을 선거 중이라 특정 직장에 근무하는 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돼 내가 잠시 건물을 관리하고 있으라고 했다”면서 “올 3월부터 근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딸도 결혼 한 뒤 별다른 직장이 없어서 집안 건물 관리를 도와 생활비에 조금이나 보탬이 되는 정도의 급여를 줬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탈세문제에 대해선 “본인의 불찰로 꼼꼼히 챙기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만약 세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신당 강기정 의원은 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 후보의 장녀와 막내 아들이 이 후보 소유 서초동 영포빌딩 관리기업 직원으로 등재돼 실제로는 일하지 않으면서 총 8,800만원의 월급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당측은 이 후보의 유령취업 횡령 탈세사건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신당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줄리아드 음대 출신인 이 후보의 장녀는 미국에 있으면서 건물을 관리할 능력이 있었겠느냐”며 “수백억원의 재산을 가진 분이 자녀를 건물관리인에 등록시키고 한 달에 몇 백만원씩 매출을 줄여 소득을 누락시키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 대변인은 “이 후보의 아들과 딸은 소득세도 내고 건강보험료도 다 냈다”며 “이 후보의 아들은 거의 상근으로 근무하다시피 했고 딸은 상근 직원이 아니었을 뿐인데 유령 직원이니 탈루니 하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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