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 / 책세상젊은 릴케가 만난 대가 로댕 "그는 운명의 표정을 새겼다"
1840년 11월 12일 근대조각의 시조로 불리는 프랑스의 조각가 로댕이 태어났다. 1917년 몰.
시인 릴케(1875~1926)가 로댕을 만난 것은 릴케가 27세, 로댕이 62세이던 1902년이다. 한 예술잡지에서 로댕의 전기를 써 달라는 청탁을 받은 릴케는 파리로 이주한다.
그리고 1906년까지 단속적으로 로댕의 집에 머물면서 사실상 로댕의 비서 역할을 한다. 릴케의 <로댕론> 은 그렇게 관찰한 로댕의 작업과정에 대한 보고서이자, <칼레의 시민> <발자크> <입맞춤> <지옥의 문> 등 로댕의 작품에 대한 해석이며, 무엇보다 시인인 자신에게 새롭고 무한한 영감을 준 한 조각가의 면모로 본 빼어난 예술론이다. 지옥의> 입맞춤> 발자크> 칼레의> 로댕론>
릴케가 로댕을 만나던 해 낸 시집이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유명한 시 ‘가을날’이 실린 <형상시집> 이다. 형상시집>
여기서 보이는 릴케의 낭만적ㆍ신비적 서정은 로댕을 만난 후 완전히 변모한다. 내면에 귀기울이고 영감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던 청년시인 릴케의 몽환적 예술관은, ‘운명이 새겨놓은 표정을 훌륭하게 되살리는 것’만이 관심사였던 노대가 로댕에 의해 바뀐다.
로댕은 릴케에게 위대한 예술작품은 손일로서의 노동에 의해 나온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로댕에게는 사물의 정확한 관찰과 쉼없는 작업 자체가 곧 영감이었던 것이다. ‘사물시’로 불리는 릴케의 <신시집> 과 산문 <말테의 수기> 는 로댕의 조각에서 영향받은 것이다. 말테의> 신시집>
릴케는 <로댕론> 을 이렇게 끝맺고 있다. “이 위대한 예술가를 그처럼 위대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언젠가는 깨닫게 되리라. 그가 온전히 혼신의 힘을 다해 자기 연장의 미천하고 엄격한 본질 속에 몰입하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바라지 않았던 한 사람의 노동자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바로 이 인내를 통해 그는 삶을 얻게 되었다.” 로댕론>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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