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자신이 다니는 핀란드 요켈라 고교에서 총기를 난사, 교장과 학생 7명 등 8명을 살해한 페카_에릭 우비넨(18)은 평소 동료 학생들한테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 왔으며, 연쇄살인 테러 전쟁 등에 극단적 폭력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비넨은 또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학교 총격사건을 계획한 혐의로 체포된 딜런 코세이가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웹사이트에 가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체포 당시 코세이의 집에서는 총기류가 대거 발견됐는데, 경찰은 그가 1999년 콜로라도주 칼럼바인 고교에서 발생한 교내 총격사건을 모방한 범죄를 계획 중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우비넨은 범행 전 직접 제작한 유튜브 동영상 ‘요켈라 고교 대학살-11/7/2007’에서 “이 사건을 단순한 교내 총격으로 부르지 말라”고 썼다. 경찰은 명시된 2007년 11월 7일이라는 날짜가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90주년인 점으로 미뤄 그가 교내 총격 살인을 통해 어떤 혁명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동영상에는 또 우비넨의 심리상태를 짐작케 하는 여러 단서들이 적시돼 있었다. 19세기 후반 영국사회를 공포와 경악으로 몰아넣었던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를 추모하고, 매스콤의 왜곡된 영웅 만들기와 폭력 선동을 그린 올리버 스톤 감독의 ‘내추럴 본 킬러’, 전쟁을 이유로 인간을 살인기계처럼 취급하는 군대의 잔혹함을 폭로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풀 메탈 재킷’등이 거론돼 있었다.
이밖에 2001년 6월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정부 청사를 폭파해 170여명을 숨지게 한 범인 티모시 맥베이에 공감을 표시하는 장면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범인이 아돌프 히틀러를 숭배했으며 니체와 플라톤을 좋아했다고 보도했다.
범인은 동영상에서 “나는 냉소적인 실존주의자이자 반(反) 인간적인 휴머니스트, 반(反) 사회적인 사회진화론자, 현실적인 이상주의자”라며 “나의 가족이나 친구들을 비난하지 말라. 나는 아무에게도 내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나는 싸우고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부적합하고 인류에 수치이며 자연도태의 실패작인 모든 이들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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