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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인생] 책읽기…평생을 켜 두어야 할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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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인생] 책읽기…평생을 켜 두어야 할 등불

입력
2007.11.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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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의 사과를 따먹고 나서 자신들의 알몸을 부끄럽게 느끼기 시작한다. 신이 아담, 너 어디 있느냐고 찾지만 아담은 죄책감에 숨어버린다. 결함없는 상태의 신의 영역으로부터 사람이 떨어져 나오는 출발점은 자아가 불러일으키는 수치심과 신에 대한 죄책감이다.

신과 대치되는 사람의 정체성은 수치심과 죄책감이면서 이는 또 탯줄과 같이 신과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매개항이기도 하다. 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올수록 출발점의 그것은 희미해져서 양심의 가책도 없고 염치도 없는 뻔뻔스러운 존재가 된다.

사람이 추구하는 인생이라는 것은 완전한 자기실현의 전개 과정이다. 완전함이란 온전히 신의 영역으로 다시 회귀하는 것이다. 수치심과 죄책감조차 극복된 결함없는 상태로의 회귀는 사람의 존재 여건상 불가능한데, 그침 없이 이를 추구해온 것이 사람의 역사이기도 하다.

내가 출발점에서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되돌아보는 성찰은 신과 사람 사이의 거리와 매개항에 대한 질문을 수반한다. 독서는 그 질문을 스스로 투명하게 들여다보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회귀로서의 자기실현과정에서 허다하게 열정을 바치고 고뇌하였던 사람들의 지혜를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지식을 얻고, 교양을 쌓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잘 살기 위해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그러나 독서는 결국 근본의 의문에 대한 갈증을 유발한다. 부끄러움도 죄도 모르는 상태에서 세상에 나와 살수록 번민에 시달리며 지금 여기에 왜 어떻게 살아있으며, 살아있어야 하는가를 궁금해 한다. 아담, 너 어디에 있는가. 얼마나 멀리 세파에 휩쓸려 나를 찾는 신의 부름이 들리지도 않는 것인지.

나의 인생 속에서 과연 회귀는 가능한 것인지. 적어도 그 부름과 의문을 가슴에 묻어두고서 응답을 찾고 있다면 불안한 채로나마 사람다움의 길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독서는 이 불안한 존재에게 매우 중요한 길 찾기의 안내를 담당해준다.

강금실ㆍ법무법인 우일아이비시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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