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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 올라서서 구호 선창… 여기자에 장미꽃·카드 선물/ 대쪽 이회창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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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 올라서서 구호 선창… 여기자에 장미꽃·카드 선물/ 대쪽 이회창의 변신

입력
2007.11.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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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쪽’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놀랄 만큼 부드러워졌다.

7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이틀 간 이 전 총재의 말과 행동은 파격 자체였다. 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의 선거 사무실. 선거대책기구 첫 회의에 참석한 이 전 총재가 갑자기 책상 위로 올라갔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모두 같은 동지이고 일꾼이다. 이제 나를 총재라 부르지 말라”며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출발하는 우리는 우리 바깥의 모든 사람을 어른으로 모셔야 한다”고 즉석 연설을 했다. 그는 이어 “내가 워낙 급하니까 이런 것도 직접 한다”고 우스개를 하며 ‘발로 뛰자! 아래서 위로! 창을 열자!’는 구호도 선창했다.

이어 이 전 총재는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함께 5,000원 짜리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생일을 맞은 여기자에게 직접 쓴 카드와 함께 장미꽃을 선물했다. 그는 “나한테 우군이 하나도 없다”면서 “까놓고 얘기해서 기자들이 나를 좀 지켜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2002년 대선 패배 직후 당 실무진은 “이 전 총재에게 청바지 한 번 입히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제왕적 후보’로서 그만큼 보수적이고 완고했다는 의미다. 그랬던 이 전 총재가 최근 측근들에게 “내가 바뀌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며 ‘변신’을 선언했다고 한다. 그는 이틀 연속 점퍼 차림이었다. 앞으로 외부 행사 때 수행 비서들을 멀리 떼어 놓고 철저히 혼자 다니며 유권자와 스킨십을 늘리기로 했다.

물론 이 전 총재의 이런 노력들은 믿을 구석이 여론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한 측근은 “표가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알몸으로 논밭에라도 들어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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