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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넥스트 소사이어티'

입력
2007.11.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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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드러커 지음ㆍ이재규 옮김 한국경제신문 발행ㆍ376쪽ㆍ1만5,000원

피터 드러커는 근로자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강조해 온 경영학자다. 경영에 있어 인간적인 측면을 강조해왔으며 이는 “경영자와 종업원간의 급료수준 차이는 20대 1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드러커의 <넥스트 소사이어티> 에는 인간 중심 경영사고와 미래 사회에 대한 혜안이 유감없이 발휘돼 있다.

이번 책은 세상을 뜨기 3년 전인 2002년에 국내 첫 소개됐으나, 세세한 표현을 두고 원저가 상당 부분 수정됨에 따라 이번에 다시 옮겨진 것이다. 이 책은 드러커 붐이 새롭게 다시 불 지 판가름해 줄 가늠대이기도 하다.

그는 미래의 사회가 지식이 핵심이 되는 ‘지식사회’가 된다고 주장한다. 지식사회는 고등교육으로 전문지식을 갖춘 지식근로자가 새로운 자본가로 대두되는 사회다.

유동적인 지식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해 신분상승이 용이해지고 지식 근로자의 평균 근로수명은 고용기관의 평균 수명보다 더 길어진다. 교육의 흐름도 바뀌게 되어 고등 교육의 무게중심은 청소년 교육에서 성인들에 대한 평생 교육 흐름으로 옮겨간다.

드러커는 다음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인구변화를 들고 있다. 젊은 인구는 감소하고 노년층은 늘어남에 따라 노년층이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인구와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각 국이 이민을 완화하려는 것 또한 정치적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인구의 변화는 동질적 사회와 시장을 분열시킬 수도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서 한국의 기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피터 드러커는 1950년대의 한국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당시 한국의 경영자들은 근로자들을 혹독하게 다루고 억압했다. 오늘날 한국은 모든 것이 변했으나 그런 전통은 기업과 근로자간에 뿌리깊은 증오를 유산으로 남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드러커는 한국을 ‘현재 24개 분야의 산업에서 세계 일류 수준이고, 조선과 몇몇 분야에서는 세계 선두 주자’이며 ‘기업가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1등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대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혁신해야 하고, 혁신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을 육성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기업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드러커는 미래사회에는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의 CEO직무는 재무적인 목표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주주 중심 가치를 중심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비생산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그는 CEO가 지식 근로자들의 가치관을 만족시켜 주고 사회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식 근로자들을 부하가 아닌 동료 경영자로, 피고용자가 아닌 동업자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출판사측은 드러커의 새로운 판본이 발간되는 대로 업데이트 작업을 해 나가고, 미출판 원고의 번역 작업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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