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팝 시장의 정점을 달렸던 틴 팝(teen pop)의 대표주자인 4인조 웨스트라이프(Westlife)와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가 최근 나란히 새 앨범을 냈다.
이 시대 마지막 남은 보이 밴드. 그들의 팬은 어느새 30대가 됐지만, 여전히 두 밴드의 음악이라면 눈을 반짝인다. 두 그룹 모두 수려한 외모의 남자 멤버들로 구성돼 있고 환상의 화음으로 인기를 모았으며, 척박한 국내 음반시장에서 1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뒤를 이어 테이크 댓, 엔싱크 등과 어깨를 겨뤄온 이들의 새 음반은 예전의 깔끔한 사운드와 미디엄 템포가 여전히 주류를 이룬다.
웨스트라이프의 8번째 앨범 은 마이클 부블레 원곡의 ‘Home’으로 시작한다. 앨범의 인상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언제나 같은 집에서 살았던 사람을 다시 발견하는 듯한 편안함이다. 원곡보다 리듬의 강도는 약해졌지만 전보다 훨씬 많은 현악이 투입되어 유려한 전개가 돋보인다.
새 앨범은 이밖에 ‘Something Right’ ‘It’s You’ 등 피아노와 현이 두드러지는 어쿠스틱 악기 위주의 편곡, 요란한 기교 없이 멜로디와 보컬을 살린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6번째 정규앨범 을 낸 백스트리트 보이스는 5인조로 활동해오다 지난해 케빈 리처드슨의 탈퇴로 4인조로 재편됐다. 이들은 흑인 R&B와 힙합이 대세인 요즘 분위기와 거리를 둔 발라드로 승부한다. 싱글로 미리 선보인 ‘Inconsolable’이 가장 돋보인다.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기 싫은 남자의 마음을 풍성한 보컬 하모니로 녹여냈다.
이외 발라드 ‘Something That I Already Know’, 빠른 비트의 ‘Everything but Mine’ 등 14곡을 새 앨범에 담고 있다. 소니BMG 이세환씨는 “백스트리트 보이스는 멤버 대부분이 이미 서른 나이를 넘기고 15년에 걸쳐 함께 하모니를 이뤄왔기 때문에 아이돌 그룹과는 다른 진지함이 묻어나는 보이 밴드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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