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전성기를 꽃피웠던 친정 팀에서 ‘코리안 특급’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박찬호(34ㆍ전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6년 만에 전격적으로 LA 다저스로 복귀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뽑혀 현재 국내에서 훈련 중인 박찬호는 휴식일인 8일 자신의 홈 페이지www.chanhopark61.com)를 통해 "제가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 기쁜 마음으로 몇자 적는다"면서 "내년 2월 다저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로 구단과 합의 하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박찬호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도 박찬호가 다저스와 계약, 내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훈련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찬호측은 계약 기간과 연봉 등의 구체적인 조건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찬호도 홈 페이지에서 계약조건은 처음 시작하는 루키와 비슷하다”라고만 언급했다. 다만 박찬호의 말을 통해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님은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여부에 따라 몸값이 달라지는 스플릿(Split) 계약을 통해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Non-roster invitee)로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빅리그에서 14년간 잔뼈가 굵은 박찬호에게 LA 다저스는 ‘마음의 고향’과 같은 팀이다. 박찬호가 지난 1994년 1월 한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계약금 120만 달러를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발을 디딘 후 ‘코리안 특급’으로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곳이 바로 다저스다.
박찬호는 94년부터 2001년까지 다저 블루 유니폼을 입고 8시즌을 뛰었다. 그 동안 통산 80승을 거두며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고, 특히 97년부터는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의 뛰어난 성적을 발판 삼아 2001시즌 후에는 텍사스로 이적하며 5년간 6,500만 달러의 ‘FA 대박’을 터트렸다.
박찬호도 홈 페이지에서 “13년 전 메이저리거의 꿈을 갖고 미국에 처음 건너가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던 다저 타운에서 다시 야구를 하게 됐다”면서 “꿈을 실현했고 또 그리워했던 팀에서 야구할 수 있어 설렌다”고 가슴 벅찬 감회를 밝혔다.
그러나 박찬호가 내년 시즌 다저스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곧바로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다저스는 올해 82승8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그쳤지만 데릭 로와 브래드 페니, 제이슨 슈미트, 에스테반 로아이사, 랜드 울프, 채드 빌링슬리 등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다 당초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던 베테랑 좌완 데이비드 웰스도 뉴욕 양키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조 토레 감독이 새롭게 팀 지휘봉을 잡자 다저스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내년 시즌 팀 재건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한 다저스가 특급 좌완 요한 산타나의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다만 로아이사와 울프, 슈미트가 올시즌 나란히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재활이 늦어질 경우 박찬호에게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회를 잡은 박찬호로서는 오는 12월 베이징올림픽 예선전과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 부활의 희망투를 던져야 한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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