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찬바람과 함께 미각을 돋우는 음식들이 곳곳에서 손짓하고 있다. 쫄깃한 벌교 참꼬막, 향긋한 통영 굴, 밥 도둑 참게가 주인공이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코스로 어떨까.
■ 쫄깃한 참꼬막 최고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작가 조정래는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겨울에 먹는 참꼬막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금 전남 보성군 벌교 갯벌은 꼬막 천국이다. 벌교 앞 바다는 다른 뻘에 비해 입자가 곱고 부드러워 ‘참뻘’이라고 불린다.
골이 깊고 껍질이 두꺼워 밋밋한 껍질을 가진 세꼬막과는 외양부터 다르다. 끓는 물에 갓 데쳐낸 참꼬막은 검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비릿한 바다 냄새와 짭짤한 맛이 일품이다.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칼슘 등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그만이다.
어촌계 주민들은 “벌교 꼬막은 예부터 맛이 뛰어나 임금님 진상으로 꼭 올렸던 특산품이고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바다의 보양식”이라고 전했다. 9일부터 벌교읍과 대포리 갯벌에서는 국제습지보전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것을 기념해 제6회 벌교 참꼬막 축제가 펼쳐진다. 직판장 (061)857-4444.
■ 바다의 우유 굴 풍년
겨울 음식의 별미로는 굴이 빠질 수 없다. 남해 아름다운 바다 통영에는 굴요리를 즐기려는 미식가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굴은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이 단백질에는 18종의 필수 아미노산이 들어 있는 고품질 영양소이다. 태풍피해가 거의 없었던 올해에는 작황이 좋아 가격이 싸다. 가격은 10㎏에 4만8,000원 선이다.
남해안 쪽빛바다 정취를 물씬 느끼면서 생굴을 맛볼 수 있는 ‘2007 굴 축제’가 이달말까지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웰빙식품으로 지난달 11일부터 본격 출하를 시작했다.
10, 11일 경기 수원시 구운동 농협 하나로클럽내 수협 바다마트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굴을 까서 즉석에서 맛 볼 수 있다. 통영굴수협은 24, 25일은 서울에서, 다음달에는 광주와 울산 등에서 릴레이식 굴축제가 이어진다. (055)645-4513
■ 강 별미 참게
“참게 한 마리면 밥 한 그릇 금세 비운다”는 말은 사실이다. 요즘 임진강 참게는 올해 속살이 통통하고 오르고 맛도 제일 좋을 때이다. 참게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서 산란한 뒤 민물상류로 이동했다가 가을에 다시 바다쪽으로 내려간다.
이 지역 주민들은 “참게들이 수질 오염으로 점점 자취를 감추었는데 최근에 들어 강물이 맑아지고 치어를 방류해온 덕분에 어획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간장 게장 한마리와 함께 나오는 백반정식 1인분에 1만5,000원, 참게 두 마리를 넣어주는 참게탕이 2만원, 참게탕에 메기를 넣고 끓인 참게매운탕은 3만원선이다.
인근 파주는 또 장단콩으로도 유명하다. 장단콩이 생산되는 파주 장단지역은 진흙과 모래가 섞인 마사토로 되어 있어 물빠짐이 좋고 유기물 함유량이 많은 토양적 특징뿐만 아니라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서 콩이 알차게 여물 수 있는 기후여건으로 콩 재배의 최적지이다.
장단지역은 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임진강 이북에 자리하고 있어 공기와 물이 가장 깨끗하다. 올해 장단콩축제는 16~18일 열린다. 문의 문산직판장(031-954-5100), 파평직판장(031-958-8007)
송원영기자 wysong@hk.co.kr통영=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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