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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광속구 "日 용용~ 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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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광속구 "日 용용~ 죽겠지"

입력
2007.11.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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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SK 김성근 감독은 주니치와의 경기 전날인 7일까지도 “선발을 정하지 못했다”며 연막을 피웠다. 그러나 사실은 지난달 29일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직후 루키 김광현(19)에게 주니치전 선발을 통보했다.

김 감독은 8일 도쿄 돔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챔피언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예선 1차전에 앞서 “김광현에게 너무 일찍 선발을 통보해 긴장할까봐 쉴 때 맥주라도 마시면서 마음을 편하게 하라”고 털어 놓았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의 특급 에이스 리오스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극적인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김광현은 또 다시 예상을 뒤엎고 자신을 중용해준 김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김광현은 54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주니치 강타선을 맞아 6과3분의2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최고 148km의 불 같은 강속구와 신인답지 않은 절묘한 볼배합을 앞세워 주니치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총 투구수 98개 가운데 직구는 57개를 던졌다.

‘기적의 챔피언’ SK가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인 김광현-김재현 듀오의 맹활약을 앞세워 홈 팀 주니치를 6-3으로 꺾고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 프로 팀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시리즈 우승팀에 승리를 거뒀다.

SK는 가장 어려운 상대인 주니치와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함에 따라 9일 낮 12시반 열리는 중국전에서만 승리를 거두면 결승 진출이 확실시된다. SK는 10일 오후 6시 대만 퉁이와 예선 3차전을 치르고 11일 오후 6시 열리는 결승전에서는 주니치와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마운드에서 10대 신인 김광현이 ‘대형사고’를 쳤다면 타선은 14년차 베테랑 김재현이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23타수 8안타(0.348) 2홈런의 맹타를 휘두르며 생애 첫 MVP를 거머쥔 김재현은 이날도 2루타 2개를 뿜어내며 3득점을 올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쳐 보였다.

예상대로 초반은 신중한 탐색전이었다. 3회까지 0-0 무득점. SK는 4회초 선두 타자 김재현이 올시즌 주니치에서 14승으로 최다승을 올린 우완 선발 나카다 겐이치의 직구를 두들겨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치며 포문을 열었다. 김재현은 5번 타자 이진영의 느린 타구를 2루수 아라키가 잡은 뒤 송구했지만 1루수 아라이가 잡지 못하는 실책으로 홈을 밟아 선제 득점을 올렸다.

기세가 오른 SK는 6회 선두 타자 조동화가 3루수 모리노의 포구 실책으로 진루한 뒤 ‘히어로’ 김재현의 우중간을 가르는 호쾌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이어 이진영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태 3-0. 7회에는 2사 후 톱타자 정근우의 2루타에 이은 대타 이재원, 4번 타자 이호준이 연타를 터트리는 등 3안타와 사구(김재현)를 묶어 3득점을 추가해 6-0으로 성큼 달아나며 승세를 굳혔다.

주니치는 7회 SK의 구원투수 조웅천을 상대로 대타 이노우에가 우월 2점 홈런을 날린 데 이어 8회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뽑았지만 경기를 뒤집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코나미컵에서 한국팀이 일본 팀에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3패 끝에 귀중한 낭보를 띄워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 야구의 진격을 알리는 의미 있는 디딤돌을 놓았다.

일본 언론과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SK의 승인과 관련, 김광현의 예상을 뛰어 넘는 호투와 함께 일본 야구에 정통한 김성근 감독의 벤치 전략을 높게 평가했다. 김광현은 베테랑 포수 박경완과 호흡을 잘 맞추며 예상외로 변화구를 많이 던지며 주니치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또 주니치 포수 다니시게의 볼배합을 읽은 김성근 감독도 국제대회 최대의 승부처인 ‘정보전’에서 주니치에 한 수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광현은 경기가 끝난 뒤 “처음엔 긴장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계속 던지다 보니 한국타자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포스트시즌에서 뛰어난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던 주니치 이병규는 선발 우익수 겸 5번 타자로 출장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올시즌 144경기에서 실책 69개에 그쳤던 주니치는 실책 2개와 포수 패스트볼 1개, 기록되지 않은 실책 등 수비가 무너지며 안방에서 망신을 당했다. 일본 챔피언이 코나미컵에서 패배를 맛본 건 주니치가 처음이다.

도쿄=이상준기자 jun@hk.co.kr양정석 객원기자(일본야구 전문)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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